보톡스(Botox)로 알려진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는 매우 강력하여 약 1g으로 200만 명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렇게 치명적인 보툴리눔 독소가 근육 관련 치료와 주름살 개선의 최고의 명약 보톡스가 되기까지의 반전 이야기는 1793년 독일에서 시작된다.
당시 독일에서는 훈제 소시지를 먹고 식중독에 걸려 전신근육마비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 지역에서 일하던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스티누스 케르너(Justinus A. Kerner)는 사람들이 먹었던 상한 소시지에서 독성분을 추출하여 여러 동물과 곤충들에게 먹이고 급기야 자신의 혀에도 직접 몇방울 떨어뜨리는 실험을 한다. 실험 결과 말초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여 독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소시지를 뜻하는 라틴어 보툴루스(botulus)에서 기원하여 소시지 식중독을 보툴리즘(botulism)이라는 이름을 부쳤다. 그후 벨기에의 미생물학자 에밀 피에르 반 에르멘젬(Emile Pierre van Ermengem) 교수가 1895년 처음으로 이 원인균을 분리하여 바실러스 보툴리누스(Bacillus botulinus)로 명명하였으며, ‘바실루스 보툴리눔’균이 ‘클로스트리디움’ 속(屬)으로 편입되면서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으로 바뀌었다.
Mechanism of action of botulinum toxin: the light chain of (BT-A) cleaves SNAP-25 (synaptosome-associated protein of 25 KDa) and consequently prevents the release of acetylcholine into the neuromuscular junction. Image credit: Ali S. Al-Ghamdi et al, doi: 10.1016/j.jdds.2014.06.002.
보툴리눔 독소가 치료제로 사용된 것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안과의사 스콧(Alan B. Scott)이 독소를 이용해 사시와 안검경련을 치료하는 약(오큘리눔)을 개발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989년 이 약의 사용을 허가하였다. 그러자 안구 건조 치료제를 만드는 미국 제약사 엘러간은 사시 환자가 미국 인구의 4%라는 시장성을 보고 900만 달러에 이 약의 소유권을 사들이면서 제품명을 보톡스로 바꾸게 되었다.
보툴리눔 독소가 주름살 제거에도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사람은 진 캐루더스(Jean Carruthers)라는 캐나다 의사이다. 1987년 눈이 움찔거리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보톡스를 주사한 뒤 환자의 눈 주위 주름살이 없어지는 현상을 우연히 발견하고, 효과적인 주름살 제거 방법을 찾아 골몰하던 피부과 의사인 남편에게 이 사실을 전하여 미용 목적으로는 최초로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한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이 지나, 2002년 FDA가 보톡스를 눈가 주름살 개선제로 승인하면서 치료용으로는 물론 미용 목적으로도 인기를 끌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5년 사시 및 안검 경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 허가를 받은 후 2008년 미용 목적인 미간 주름 치료에 대해 허가를 받게 되었다.
처음 보툴리눔 독소를 발견한 케르너는 자신의 연구를 1829년에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소시지독이 자극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운동계의 과다 자극으로 인한 질병의 유용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었는데요. 케르너의 생각처럼 보툴리눔 독소는 주름살 개선 효과 외에 사시, 만성 편두통, 목 경직, 겨드랑이 다한증, 과민성 방광 등 여러 질환에서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원본 http://www.gclabs.co.kr/customerCt/infoTech 참고 Novel Compound Strongly Inhibits Botulinum Neurotox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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