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신체의 이상이 있을 경우 발생하는 가장 흔한 면역 반응 중 하나로 우리 신체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세균ㆍ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자극이나 체내 독소 증가와 같은 내부자극이 있을 때 체내 면역세포를 통해 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감염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 이렇듯 염증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지만
지나치게 염증 수치가 높을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전 세계
소염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0년 기준 98억26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염증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 증상 없는 ‘침묵의 살인자’ 만성염증… 류마티스 관절염,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 될 수 있어
염증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으로 나누어진다. 급성염증은 상처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과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동반되는 염증으로 환자 스스로 염증 발생을 알아차릴 수 있고 염증 원인이 해결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급성염증의 대표적인 예로는 발목인대 손상이나 환절기 성행하는 인후염 등이 있다.
반면 만성염증은 다양한 질병의 주요 병변임에도 불구하고 드러나는 특이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급성염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거나, 염증 원인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경우 만성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에는 급성염증 과정없이 바로 만성염증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만성염증은 류마티스 관절염부터 우울증,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다양한 중증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염증성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적혈구침강속도(이하 ESR) 검사, C-반응성 단백(이하 CRP) 검사, 프로칼시토닌
(이하 PCT) 검사를 많이 이용해왔다. 먼저 ESR 검사는 길고 얇은 수직 관에 혈액을 떨어뜨린 후 적혈구가 침강하는 속도를
확인하는 검사로, 염증이 있으면 침강이 정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또 CRP 검사는 염증 발생 시 간에서 만들어지는 C-반응성
단백의 혈중 수치를 통해, PCT 검사는 갑상선 호르몬인 칼시토닌의 전구체인 프로칼시토닌의 혈중 수치를 통해 염증 발생
여부를 파악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검사법은 염증 원인 파악에 많은 한계가 있다. ESR 검사의 경우, 염증 이외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수치가
쉽게 변동될 수 있고, 질병에 따른 특이도가 낮아 염증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 또한 CRPㆍPCT 검사는 주요 염증 원인 중
하나인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에는 수치 변화가 미미해 바이러스성 염증 진단에는 활용이 어려웠다.
◆ 혈청 아밀로이드 A 검사, 급성염증 초기 진단은 물론 바이러스성 염증도 진단 가능해
최근 기존 염증성 질환 진단 검사들의 한계를 해결한 ‘혈청 아밀로이드 A(Serum Amyloid A, 이하 SAA)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SAA는 염증이 발생할 경우 활성화된 단핵구 및 대식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시토카인에 의해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다. SAA 검사는 혈중 SAA 농도를 파악해 염증성 질환을 진단하며,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도 진단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SAA 검사는 초기 민감도가 높아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 SAA 수치는 염증 발생 후 3~6시간 후부터 증가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염증 초기 단계에서도 유의미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빠른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수술 직후
합병증 검사 등에 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SAA 수치는 염증 중증도와 비례해 높아지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데
효과적이며, 항생제 치료와 SAA 검사를 병행할 경우 약물 사용에 따른 염증 수치 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 방향 설정이 가능하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염증 원인에 따라 사용이 제한적이거나 염증 원인 파악이 어려웠던
기존 염증 진단법과 달리, SAA 검사는 바이러스, 급성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대표적인 염증성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신생아 패혈증 진단에 유용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