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연령대에서 호흡기 감염증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확산하면서 멀티데믹(2개이상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정확한 진단 검사를 통해 병명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월 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 수는 45.8명으로 직전 주보다 22% 증가했다. 이는 2023~2024년 절기 유행 기준(6.5명)보다 7배나 많은 수치기도 하다.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은 모두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킨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나 비말,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고체·액체 입자들)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발열, 기침, 콧물, 호흡곤란 등의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는 각각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여전히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며 잠복기가 7~14일로 길고 경미한 증상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예후가 다양하다. 매년 가을·겨울철에 유행하는 독감은 1~4일로 잠복기가 짧고 유아와 노인, 면역결핍 등의 특정 환자군에서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주로 겨울철 유행하는 RSV는 2세이하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 혹은 노인이 주로 감염된다. 성인은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에서 그치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을 겪을 수 있다.
코로나19와 독감, RSV는 증상이 유사해 개별 질환에 대한 적시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호흡기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그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호흡기 감염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2번 이상 코를 찔러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 최종 검사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의료계 관계자는 “진단이 늦어지면 호흡기 감염병의 경우 폐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의료계에선 GC녹십자의료재단에서 운영 중인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 주목하고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의 PCR 검사는 코로나19를 포함해 A형 독감, B형 독감, RSV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의심 환자에게서 비인두 도말 검체를 채취한 후 ‘다중 실시간 PCR(Multiplex RT-PCR)’ 검사법을 활용하면 한번에 3가지 바이러스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의사가 검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에 한해 급여도 적용받을 수 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특히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와 RSV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도 동시 노출될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근처 의료기관을 찾아 독감, 코로나19, RSV 등 여러 호흡기 질환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동시 검사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급성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경우에는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과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받고 증상이 발생한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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